배문선이 무사히 돌아오자 이용은 기쁨에 겨워 그를 껴안았다. 순천과 이천이 뒤이어 도착하여 진림이 소숙을 격파하고 그의 군대를 장악한 후 화경으로 진격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한편, 궁궐 안에서는 소용경이 옥새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유비는 단검을 들고 황제를 위협하며 옥새의 위치를 추궁했지만, 황제는 그녀의 행동에 어이없어하면서도 비참한 감정을 느꼈다. 결국 이성을 잃은 유비는 황제를 칼로 찔렀다. 소용경은 옥새가 감춰진 상자를 발견하고 재빨리 옥새를 꺼내 유조에 도장을 찍었다. 이때 이용이 군사들을 이끌고 궁궐에 들이닥치자 소용경은 유조를 가지고 창문으로 도망쳤고, 배문선이 곧바로 그를 뒤쫓았다.

궁궐 안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용과 이천은 칼을 든 유비와 그녀의 아들을 마주했다. 화락공주는 어머니를 위해 이용에게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유비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이용을 공격하려 했다. 바로 그 순간, 창밖에서 날아온 화살 하나가 유비를 맞혔다.

이용은 어의에게 황제를 치료하도록 명령한 후 다른 일을 처리하러 자리를 떴다. 부모를 잇달아 잃은 화락공주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로 어머니의 처소를 향해 걸어가며 울다가 웃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배문선은 소용경을 쫓아 미앙궁의 한 침실까지 따라갔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두 사람은 격렬한 검투를 벌였고, 서로에게 부상을 입혔다. 40년간의 암투 끝에 마침내 처음으로 정면으로 맞붙은 것이었다. 배문선은 소용경에게 이용과 혼인하여 이천을 돕는 길을 택할 수도 있었는데 왜 대립의 길을 선택했냐며 질책했다. 결국 배문선은 소용경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소용경은 패배했지만 이용이 행복을 찾은 모습을 보며 만족한다는 말과 함께 이용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거문고를 연주했고, 그 후 미앙궁에 큰불이 났다. 배문선은 이용을 데리고 궁궐을 빠져나왔다. 소용화와 상관아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난 후였다.

황제는 병세가 악화되어 임종 직전 이천에게 자신처럼 황위에 얽매이지 말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숨을 거두었다. 이용과 배문선을 비롯한 신하들은 새로 세상을 떠난 황제에게 절을 올렸다.

3년 후, 이천은 즉위를 앞두고 자신은 수행에 전념하며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용을 섭정장공주로, 배문선을 우상으로, 상관아를 문하성납언으로, 최옥랑을 예부상서로 임명하여 이용을 보좌하게 했다. 이용은 자유를 갈망하는 동생의 뜻을 이해하고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이용은 대하국의 첫 번째 여성 통치자가 되었고, 나라를 부지런히 다스려 번영을 이끌었다. 덕욱 원년, 이용과 배문선은 다시 혼례를 올리고 대하국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지켜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