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배문선은 관저 앞에 인재를 모집한다는 표지판을 세웠지만, 정오가 되도록 아무도 오지 않았다. 반면 소용경의 집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소용경은 아버지 소승상까지 나서게 했다. 소용경의 태도 변화가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알아챈 배문선은 동업에게 돈으로 유인하여 지원자를 모으라고 지시했다.
유비는 숙왕에게 학문을 가르치던 소용경을 찾아가 배문선의 전략 변화에 대해 알렸다. 소용경은 유비에게 자신의 사람들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나머지는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안심시켰다. 그날 밤, 소승상과 상관욱은 과거 시험의 주 시험관 자리를 논의하며, 황제가 귀족 가문을 견제하고 있으니 주 시험관은 힘없는 가문 출신이면서 조종하기 쉬운 인물이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 대화를 엿들은 상관아는 이용에게 전했고, 이용은 배문선의 지위를 높여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용은 이부시랑 유춘항을 불러 회유와 협박을 통해 배문선을 추천했다. 유춘항은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답했고, 이용은 배문선의 능력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용이 유춘항을 만났다는 소식을 들은 소용경은 유비에게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소용화는 상관아에게 선물을 보냈는데, 상관아가 기대했던 미남자들의 서명 대신 소용화 자신의 이름만 가득 적혀 있어 이용은 웃음을 터뜨렸다.
소씨 부자의 추천으로 이부의 왕후문은 배문선의 이름을 추가 합격자 명단에 올리고 동그라미까지 쳤다. 이 소식을 들은 이용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비록 배문선을 위해 일을 했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정란은 이용이 배문선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를 걱정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다음 날 아침, 왕후문은 소용경을 새로운 형부상서로, 배문선을 이부시랑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승진에 배문선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조정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용은 침착하게 배문선을 편전으로 옮기고 어의를 불렀다. 어의는 배문선에게 과로를 피하라고 권했고, 이용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배문선의 곁을 지켰다.
깨어난 배문선은 자신의 임명에 대해 걱정했지만, 이용은 자신에게 그를 시랑으로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소용경의 계략이었다. 조정 대신들의 반발을 일으켜 황제가 이용을 의심하고 공주와 사이가 멀어지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조회가 끝난 후 유춘항은 이용에게 사과했지만, 이용은 유비가 배후에 있음을 알고 그를 탓하지 않았다. 배문선의 이부시랑 임명에 불만을 품은 황제에게 이용은 직접 찾아가 배문선의 관직을 거둬달라고 요청하며 누군가 자신과 아버지 사이를 이간질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비는 소용경의 재능을 높이 샀지만, 그가 귀족 가문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소용경은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 감찰기관인 독찰사를 유비에게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서북 지역에 있는 순천은 이천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자신의 검에 ‘홍우’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홍우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깃털처럼 떠돌다 태자와 공주를 만나 운명을 잡았다는 의미였다.
얼마 후, 황제는 이 모든 일이 유비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아냈고, 화락 공주가 배문선과 이용을 비난하는 말을 듣고 크게 분노했다. 황제는 주변 사람들을 물리고 유비에게 자신이 그저 이용하는 도구일 뿐이며 배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황제가 떠나자 유비는 가문에서 보내온 만성 독약을 찾으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