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은 배문선과 함께 동궁을 찾았습니다. 이천이 다쳐있는 상태였기에, 이용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배문선은 병풍을 사이에 두고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서재에 들어선 이용은 병풍 너머 이천을 보며 과거를 회상합니다. 과거 어둡고 포악했던 모습과 달리, 지금의 이천은 순수하고 온화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용은 꿈에서 악몽을 꿨다고 털어놓고, 이천은 누나를 안심시키며 절대 해치지 않을 거라고 다독입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우애를 드러내는 두 사람. 이용은 어쩌면 자신이 이천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천은 본래 착한 심성을 지녔고,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용은 이천에게 가정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훗날 이천이 아버지처럼 냉혹하고 의심이 많아져 어머니를 유폐하고, 외삼촌을 죽이고, 큰누나를 독살하는 등 천하를 어지럽히는 군주가 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습니다. 이에 이천은 크게 당황하며 병풍 뒤에서 나와 이용에게 검을 건넵니다. 만약 그런 미래가 예정되어 있다면 차라리 지금 죽는 것이 낫다고 말하며 스스로 목숨을 내놓습니다. 충격을 받은 이용은 차마 그럴 수 없어 나무 상자를 베어 내며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이어서 이용은 이천에게 서북 지역의 정세를 알려줍니다. 소씨 가문이 가짜 숙왕을 옹립하려는 계략을 꾸미고 있으며, 소용경은 다른 가문들과 결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합니다. 게다가 화경 외곽에는 소씨 가문의 병력 만 명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립니다. 황제는 이천을 계속 태자로 둘 생각이지만, 이용과 상관 가문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이용은 감찰부를 이천에게 맡기고 자신은 경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며 이천에게 자신을 놓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이천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입니다.
한편, 황제는 가짜 이성을 찾아가 황위를 물려주겠다고 약속하고, 유비는 가짜 이성에게 자신의 신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이용은 배문선에게 화경에 남아 이천을 보좌하라고 하지만, 배문선은 이용과 함께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두 사람은 과거의 집착을 버리고 남은 삶을 함께하기로 합니다. 순천은 서북 지역에서 군대를 모아 공주에게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수도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유비는 소용경에게 오늘 밤 거사를 진행하겠다고 알립니다. 소민지는 아들에게 어째서 역모를 꾀하냐고 묻고, 소용경은 이성이 황제가 되어야만 소씨 가문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답합니다.
이용은 임신 중이었고, 배문선은 긴 여정이 걱정되어 일을 마무리하고 뒤따라가겠다고 약속합니다. 이용은 그날 바로 성을 떠나기로 하고, 상관아가 배웅을 나옵니다. 두 사람은 그동안의 갈등을 풀고 화해합니다. 배문선은 숙부의 음모를 알게 되고 가주 자리를 차지할 계획을 세웁니다. 이별의 순간, 배문선은 불안한 예감에 휩싸입니다. 이용은 배문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군대를 이끌고 복수하겠다고 맹세합니다. 유비는 황제에게 오늘 밤 거사를 알리고, 황제는 태자를 불러 마지막 기회를 줍니다.